
우울에게 물었다넌 왜 나한테 왔어?넌 왜 나한테 와서 떠나가지 않아?우울은 대답했다.사람들은 다 나를 미워해나도 사랑받고 싶은 것 같아그래서 너에게로 왔어내 존재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걸 알지만난 이미 태어났고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해우울이 하는 말이 꼭 나의 존재와 비슷했다무언가를 성취하고 해내고 빛을 보는그래야만 사는 이 세상에서어쩌면 사람들에게 피해만 끼치고 있고짐이 되어버린 나의 존재 같았다우울은 아마 나와 가장 닮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나와 가장 닮은 존재라고 생각하니 괜히 애틋했다비둘기가 생각이 났다비둘기도 점점 수가 많아지고사람들에게 피해만 줘서 늘 눈살을 찌푸리기만 한다그럼에도 푸드덕 날아다니고그럼에도 뒤뚱뒤뚱거리면서너희들의 말은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그렇게 살아간다그런데 이 비둘기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