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4

왜 그림이어야 했을까

왜 그림이어야 했을까어렸을 때 나는 늘 힘들고 슬픈 감정에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그 감정들은 마구 쏟아져 내리는데, 어떻게 주워 담아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인지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노래, 일기, 글, 그림 같은 것들을 참 좋아했다. 아니, 어쩌면 이 세상이 너무 버거워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어서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마도 회피형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10대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입시 준비를 잠깐 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밤을 새우고, 나에 대해 고민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풀어내던 조용한 새벽 시간. 심야 라디오를 들으면서 혼자 작업하던 그때, 나는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세상엔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나는 "순수..

카테고리 없음 2025.05.08

우울에게 물었다

우울에게 물었다넌 왜 나한테 왔어?넌 왜 나한테 와서 떠나가지 않아?우울은 대답했다.사람들은 다 나를 미워해나도 사랑받고 싶은 것 같아그래서 너에게로 왔어내 존재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걸 알지만난 이미 태어났고누군가의 돌봄을 필요로 해우울이 하는 말이 꼭 나의 존재와 비슷했다무언가를 성취하고 해내고 빛을 보는그래야만 사는 이 세상에서어쩌면 사람들에게 피해만 끼치고 있고짐이 되어버린 나의 존재 같았다우울은 아마 나와 가장 닮은 그런 존재가 아닐까나와 가장 닮은 존재라고 생각하니 괜히 애틋했다비둘기가 생각이 났다비둘기도 점점 수가 많아지고사람들에게 피해만 줘서 늘 눈살을 찌푸리기만 한다그럼에도 푸드덕 날아다니고그럼에도 뒤뚱뒤뚱거리면서너희들의 말은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그렇게 살아간다그런데 이 비둘기조차..

카테고리 없음 2025.05.06

노트북 위 고양이, 상순이와의 하루

안녕하세요 반려묘 상순이를 키우고 있는 집사입니다 ㅎㅎ 노트북을 차지한 상순이상순이는 오늘도 그르렁 거리며 나의 노트북 앞을 서성인다.처음에는 노트북 위로 올라오지 않고노트북 화면이 움직이는 것을신기하게 바라보는 꼬마에 불과했는데이제는 올라와서 당당하게 키보드를 누르고 마우스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논다.하하 앉은뱅이책상, 집사의 적응기사실 일을 할 때는 책상에서 하고 싶지만상순이에게 포인트를 맞추다 보니자연스럽게 앉은뱅이책상에 앉아일을 하게 되었다.하도 엄마가 이 작고 네모난 상자 앞에서시간을 많이 보내고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니에라 못 참겠다 하고 올라와서우다다 키보드를 누르고 가나보다. 밤마다 시작되는 상순이의 질주밤만 되면 온 집안을 뛰어다니느라바쁜 우리 상순이.새벽에 잠을 자기가 어렵지만그래서 ..

카테고리 없음 2025.05.02

이불 속의 작은 세상

반려묘 아침의 상순이 반려묘 상순이는늘 아침마다 잠에 깨면 기지개를 쭉 켜고나에게 와서 코 뽀뽀를 한다. 우리 집 고양이의 아침 루틴이다.어디 기사에서 뽀뽀는 반려동물과 하지 말라고 하던데 고양이 뽀뽀 위험성? 난 잘 모르겠다.음 요즘은 하이톤의 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뭐라고 하는 거 같은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잘 모르겠다. 고양이 소리 해석을 할 수 있다면..그건 과연 좋은 걸까? 밤의 상순이 상순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나의 잠자리로 돌아가이불속에서 파묻혀서 잠을 잔다.나는 그때 일어나 청소를 하고씻고 드라이기를 쓰느라상순이의 밤을 엄청 피곤하게 한다.우린 밤낮이 바뀌어 있다.내가 잘 때는 상순이가 운 집을 누리면서달그락 달그락 바스락 바스락 사르륵 사르륵계속 소리를 낸다.너도 피곤하겠지?네가..

카테고리 없음 202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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