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감정이 스며든 시간의 흐름: 밀양의 서사 구조‘밀양’은 이창동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선이 녹아든 작품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한 여인의 비극적인 이야기에 불과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서사는 단순하지 않다. 영화의 핵심은 사건이 아닌, 그 사건 이후 인물이 느끼는 감정의 물결이다. 주인공 신애는 아들을 잃고, 상처 속에서 살아가려 애쓰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회복의 과정은 직선적이지 않다. 신애는 절망과 희망 사이를 오가며 끊임없이 흔들린다.이 영화의 묘미는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에도 절제된 연출을 통해 오히려 더 큰 여운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관객은 인물의 대사보다 침묵, 갈등보다 공허함을 통해 진심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사건 중심의 영화와 달리, 밀양이 한 사람의 내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