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림이어야 했을까어렸을 때 나는 늘 힘들고 슬픈 감정에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그 감정들은 마구 쏟아져 내리는데, 어떻게 주워 담아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인지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노래, 일기, 글, 그림 같은 것들을 참 좋아했다. 아니, 어쩌면 이 세상이 너무 버거워서 잠시나마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어서 더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마도 회피형 인간이었는지도 모른다.10대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입시 준비를 잠깐 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면서 밤을 새우고, 나에 대해 고민하며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그것을 작품으로 풀어내던 조용한 새벽 시간. 심야 라디오를 들으면서 혼자 작업하던 그때, 나는 정말 행복했다. 하지만 세상엔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나는 "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