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의 작은 세상
반려묘 아침의 상순이
반려묘 상순이는
늘 아침마다 잠에 깨면 기지개를 쭉 켜고
나에게 와서 코 뽀뽀를 한다.
우리 집 고양이의 아침 루틴이다.
어디 기사에서 뽀뽀는 반려동물과 하지 말라고 하던데
고양이 뽀뽀 위험성? 난 잘 모르겠다.
음 요즘은 하이톤의 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뭐라고 하는 거 같은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잘 모르겠다.
고양이 소리 해석을 할 수 있다면..
그건 과연 좋은 걸까?
밤의 상순이
상순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나의 잠자리로 돌아가
이불속에서 파묻혀서 잠을 잔다.
나는 그때 일어나 청소를 하고
씻고 드라이기를 쓰느라
상순이의 밤을 엄청 피곤하게 한다.
우린 밤낮이 바뀌어 있다.
내가 잘 때는 상순이가 운 집을 누리면서
달그락 달그락 바스락 바스락 사르륵 사르륵
계속 소리를 낸다.
너도 피곤하겠지?
네가 잠자는 시간에 내가 소리를 내고
불을 켜고 시끄럽게 하는 것일 테니까.
반려묘 상순이가 나에게 인사할 때, 코 뽀뽀를 해줄 때,
서로 눈 감고 서로의 냄새를 맡을 때,
그때 순간과 닮은 사진을 보면서 그림을 그렸다.
대충 그렸다. 상순이는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싫어하는 듯하다.
자꾸 태블릿 앞에, 노트북 앞에서 못 있게 방해하기에.
나의 마음, 상순이에게
아직도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지만
아니 평생 너를 다 알지 못하겠지만,
오늘도 난 너에게 사랑한다...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 마음을 말해 본다 사랑한다...
엄마가 나 때문에 사는 게 싫었다.
내 인생이 있지 않냐며 엄마의 인생을 살길 바랬다.
그래서 나도 엄마가 되어,
상순이가 소중해서..
모든 걸 상순이에게 맞춘다고 하고 있는데,
늘 미안하고..
나의 삶은 많이 달라졌지만
너로 인해 나는 살고 싶어 져.
오늘도 그래서 넌 나의 전부이고..
그런데 너도 네가 나의 전부라는 게
부담스러우면 어쩌지?
떠나고 싶으면 어쩌지?
아마 우리 엄마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물론 상순이가 힘들게 할 때도 있고 얄밉기도 하다.
동물은 이런데 우리 엄마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몇백 번씩
나 때문에 속이 뒤집혔겠지..
지금은 엄마와 마음의 거리가 많이 멀어졌지만..
그렇지만 아직은 가족에 대한 얘기는 어려운 숙제다